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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곤

친구를 만나고, 맛있는 걸 먹고, 한참 수다를 떨었다.
연말에 다른 애들과 보자고 하는데 별로 보고프지 않아 거절했다.
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연락 없도 없는 애들을 왜 친구라는 이름 하에 만나야 하는지 모르겠다.

자리를 옮겨 서점에 갔다.
이런 저런 책을 보고, 사고 싶었던 일본잡지를 샀다.
환율이... 무섭다.
11월 말에 6천원대였던 것이, 오늘은 7천원 후반이다. 그래도 샀다. 별 수 있나...

집에 들어와 사온 것을 좀 보고 자려 했는데 여태 잠이 오질 않는다.
많이 피곤한데..
이사를 온 후로는 밖에 나가는게 무섭다.
서점을 가도, 옷을 사러 가도 너무 멀다. 기본이 한 시간 이상이다.
정거장 수로만 따지면 옛날 살던 곳에서 일산으로 출퇴근 하던 그 정거장 수다.

대신 좋은게 있다면 자리에 앉아서 목적지에 도착할 때 까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.
오늘은 창밖을 보면서 색채의 블루스라는 곡을 기억해냈다.
얼마 전 모던보이에 나와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곡이지만
이글루스를 하면서 몇년 전 알게 된 곡이었다.
그 노래를 처음 알던 때는 지금보다 어리고, 더 유치하고 그랬는데.

많은 일들이 생각났다.

오늘은 잘 수 없을 거 같다. - 가 아니고 벌써 밤을 샜구나.

피곤하다.



by 파란인형 | 2008/12/05 05:23 | 하루 | 트랙백 | 덧글(1)

쉽게 버려버리기

새벽5시 코코아 한 잔.
아니, 두 잔째. 새벽1시에 한잔 마셨드랬다.

이사준비를 하면서 바뀐 낮과 밤. 대체 어쩌란 말인지.
말은 계속 준비인데, 정작 정리된 것이 없다.

방 정리를 하다 튀어나온 지나간 사람의 주소.
다 버렸다고 생각해도 어디선가 튀어나오는 그 분홍색 종이에 적힌 주소는
또 많은 생각을 하게 만든다.

이사준비를 하면서 느낀 건, 내가.. 정말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거다.
버려도 될 만한 것들까지 다 꼬기꼬기 가지고 있다.

내 것-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는 것에 엄청난 집착한다는 걸 어려서부터 알긴 했지만
정말 경악할 만한 수준.
무엇 하나 버릴 수가 없다.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.

그래서 말이다, 이사준비를 하면서
사람을 쉽게 지우지 못하는 내 성격이 어떻게 생겨난건지.. 깨달아버렸지 뭔가...

젠장, 버려버리면 되잖아. 응?

그리고 올 초에 있었던 그 일.

나, 채인게 아니었다.
아니었던 거다. 그냥, 단지 그 사람이 내 사람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.

시간이 지나면 다 이렇게 쉽게 납득할 수 있는데
나는 몇 달을 방황했던 걸까.


시간이 지나서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게 아닌
그 순간, 그 자리에서 그렇게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자신이 되고 싶다.

언제쯤 그렇게 될 수 있을까.

많은 시간을,
나는 계속 -쉽게 버리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야만- 되는 인간으로 살아야 할거 같다.
이제 깨달았으니까,  난 바뀔 수 있을거다.

먼저, 내 방의 물건을 버리는 것 부터 시작해야지.

50리터 쓰레기봉투 준비 완료.

by 파란인형 | 2008/09/17 05:34 | 하루 | 트랙백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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